동종췌도 단독이식을 통한 당뇨병 치료윤건호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내과학, 내분비내과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이하 사업단)에서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췌도이식팀 (내분비내과 윤건호, 이승환, 양혜경, 외과 홍태호, 영상의학과 최병길 교수)의 동종 췌도이식 연구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해 왔다. 췌도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내 세포덩어리이다. 연구팀은 2012년 5월부터 뇌사자로부터 췌장을 받아 사업단의 세포생산시설 (GMP)에서 췌도분리를 해왔는데, 췌도분리 시도 8번째인 2013년 11월에 췌도이식이 가능한 정도의 췌도분리에 성공하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동종췌도 단독이식을 성공하였고, 지난 2015년 11월 마침내 췌도이식으로 인슐린 없이 혈당이 유지되는 당뇨병 치료 성공을 이루어 냈다. 이번에 동종췌도 단독이식을 받은 환자 A 씨는 30년 전 제1형 당뇨병을 진단받고 하루 4회 인슐린을 주사하고 하루 7회 이상 혈당을 측정하며 지내오던 환자로서, 철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저혈당 및 저혈당 무감지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2008년부터 췌도이식을 위해 대기하던 중이었다. 연구진는 2015년 11월 11일, 뇌사자의 기증췌장에서 이식에 적합한 고순도 췌도를 분리하여 A씨의 간문맥 내로 이식을 진행하였다. 환자는 이식 후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으며, 기존에 사용하던 인슐린 (하루 총 30~50단위)을 중단하고도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있다. 췌도이식이란, 뇌사자의 공여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세포만을 분리하여 환자의 간문맥에 주입하는 치료방법이다. 다른 종류의 장기 이식에 비하여 전신 마취 없이 중재시술을 통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자신의 췌장에서 췌도를 분리하여 다시 이식 받는 자가 췌도이식이나 신장 이식 후 동종 췌도이식을 주로 시행해 왔고, 췌도만을 단독으로 이식한 동종 췌도이식은 거의 시행되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2013년도 11월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동종췌도 단독이식을 성공하여 저혈당 무감지증 및 심각한 저혈당의 발생을 개선시킨 바가 있다. 당시 췌도이식을 받은 대상자는 59세 여자 환자로 혈당이 50mg/dL 에 도달해야지만 간신히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는 저혈당 무감지증이 있어 이로 인해 두 차례 정도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뇌사자의 췌도를 분리하여 이식을 진행한 이후에는 자체적인 인슐린 분비가 가능해져 심각한 고혈당과 저혈당의 빈도가 확연히 감소하였으며, 저혈당 무감지증이 완전히 호전되어 이를 2015년도 7월 학술잡지에 보고한 바 있다 (J Korean Med Sci 2015;30 (7):991-994). 췌도 단독이식으로는 국내에서 보고된 첫 사례였다. 이후 2015년 10월과 11월 연이어 두 차례 동종췌도 단독이식을 진행하였고, 가장 최근 사례의 경우 이식 후 인슐린을 중단할 수 있을 만큼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췌도이식의 경우 인슐린을 모두 중단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2-4회의 반복이식이 필요하나, 이번처럼 하나의 기증 췌장에서 분리된 췌도를 이식하여 인슐린을 중단한 경우는 국외에서도 매우 드문 경우이다. 이러한 성과는 윤건호 교수가 이끄는 췌도이식팀의 끊임없는 노력과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사업단장 조석구)의 연구비 지원, 서울성모병원 선도형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 (보건복지부 지원, 사업단장 양철우)과 세포치료센터 (센터장 조석구)가 췌도이식 및 이식법 개선을 위한 다학제간 연구를 지속한 결과로서, 2014년 12월 서울성모병원에 진료형 세포치료센터 외래를 개설하여 본격적으로 당뇨병 췌도이식에 대한 진료 및 치료법을 적극 적용한 성과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4건 (9명의 환자)의 동종 췌도이식이 진행되었으며 (www.konos.go.kr 통계자료), 북미와 유럽/호주에서는 1999년 이후 각각 602명과 362명의 제1형 당뇨병 환자가 동종 췌도이식을 받았다 (CITR 8th annual report). 동종 췌도이식은 건강한 췌도세포를 이식한다는 점에서 생리적인 인슐린 분비를 가능하게 한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일반 고형 이식과는 달리 췌도이식의 경우 반복이식이 필요하며,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췌도를 얻어 이식하는 생체이식 (living donor)이 불가능하고 오직 뇌사자의 췌도를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그 대상자가 한정적이다. 또한 뇌사자의 췌장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뇌사자로부터 이식을 할 만큼 충분한 양의 췌도를 얻기가 쉽지 않고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폭넓게 치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췌도이식이 당뇨병의 치료 방법이긴 하나 이식에 이용할 췌도를 얻기 힘든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단, 해외의 경우 통상적인 이식을 진행하지 못하더라도 분리된 췌도를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이식 방법에 대한 연구가 허용되므로 관련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시도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숭고한 뜻으로 기증받은 췌도를 그 수량이 적다는 이유로 췌도이식에 사용도 하지 못하고 전량 폐기하고 있는 실정이라 이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기타의 장기이식 환자들의 경우 산정특례 혜택 및 면역억제제 급여 처방이 가능하나, 췌도이식의 경우 산정특례 적용 및 면역억제제에 대한 급여 처방이 불가하여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큰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우선 캡슐화 췌도이식에 대한 연구로서, 췌도세포를 면역보호막인 캡슐로 둘러싸 이식하는 캡슐화 췌도이식의 경우 최소한의 면역억제 혹은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을 진행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돼지의 췌도세포를 캡슐화하여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 후 2년 이상 관찰한 임상 연구가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본 연구진들은 기존 연구가 진행된 알긴산 단독 캡슐을 개량하여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키토산-알긴산 캡슐을 제작하여 소동물 및 중동물 (비글견)에 이식 후 1년 이상 관찰하였다. 소동물에서는 돼지의 췌도를 분리하여 키토산-알긴산 캡슐의 면역보호막으로 씌운 뒤 당뇨병이 있는 쥐에게 이종 캡슐화 췌도이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면역억제제 없이도 1년 이상 정상 혈당을 유지하였으며, 알긴산 단독 캡슐에 비하여 혈당을 낮추는 능력과 생체 적합성이 월등히 우수한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중동물에서는 당뇨병이 있는 비글견에게 키토산-알긴산 캡슐화한 동종 췌도를 이식하여 1년 이상 관찰하였는데, 총 3마리의 비글견에서 이식 후 최장 231일까지 인슐린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였다. 이는 당뇨병 중동물 모델에서 췌도이식 후 인슐린 없이 유지시킨 기록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긴 기간이다. 이식 후 1년이 지난 후 복강 내를 관찰하였을 때 캡슐이 주변 조직에 유착되지 않고 자유롭게 복강 내에 떠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생체적합성도 매우 우수함을 보여주었다 (Transplantation 2016; 100 (2) :334-343). 이렇게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이는 캡슐을 췌도이식에 사용하게 되면, 면역억제제 없이도 이식을 진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연구진들은 현재 당뇨병 원숭이를 이용하여 추가적인 연구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부족한 공여 췌도에 대한 또 다른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은 무균 돼지의 장기 또는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장기이식이다. 국내에서는 2004년도부터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현 단장: 서울대학교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박정규 교수) 주도로 이종 장기이식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특히,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이종 췌도이식 • 이종 각막이식 연구의 성공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북미, 유럽, 호주, 일본 및 중국에서는 이종 장기이식에 관련된 법과 제도를 이미 구비하고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으나, 학문적 기술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의 경우 이러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캡슐화 췌도이식 기술에 이종 췌도세포를 접목하게 되면 면역억제제 사용 문제와 공여 췌도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여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선도형면역융합사업단과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2014년 MOU 체결로 이종 췌도이식 및 면역억제제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캡슐화 췌도이식에 대한 전임상 연구 및 임상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윤건호 교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엄격히 자기 관리를 해도 반복적인 저혈당과 저혈당 무감지증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동종 췌도이식의 성공으로 환자 한 분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다만, 공여 장기의 부족, 면역억제제 부작용과 높은 비용으로 동종 췌도이식이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무균돼지에서 분리된 췌도를 이식원으로 사용하거나, 이종 췌도를 면역차단 캡슐화하여 면역억제 없이 이식할 수 있게 된다면, 당뇨병과의 싸움에 지친 환자들에게 복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공여 췌도에 대한 또 다른 대안으로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여 줄기세포를 만들고 (유도만능줄기세포) 이를 다시 인슐린 분비 세포로 분화시켜 이식해주는 방법이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기존의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성인의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배아줄기세포와 동등한 형질을 지닌 줄기세포로 만든 것이다. 지난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하여 생명윤리를 훼손하지 않고 줄기세포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이식은, 자신의 세포를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위험이 낮을 뿐만 아니라, 공여 췌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와 류마티스내과 교실에서는 최근 유도만능줄기세포주 수립 및 표준지침 구축 과제 (2013년도 보건복지부 하반기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를 수행하며 유도만능줄기세포의 국가표준을 담당하게 된 만큼 추후의 연구 및 임상 적용이 기대되는 바이다. 현재 공여 췌장 부족, 췌도분리의 기술적인 어려움, 면역억제제 사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췌도이식이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당뇨병과 외롭게 싸우며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 더욱 적극적인 치료와 연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규제나 제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연구클러스터 소개] 자가 혈소판풍부혈장 연구클러스터고영진 교수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건병증 (tendinosis)은 건의 지속적인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를 말한다. 현재 건병증에 대한 치료로는 약물치료 및 운동치료 등을 통한 보존적 치료가 가장 흔하게 사용되나 환자의 10-20% 는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통증 및 관련 부위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현재 많이 시행되고 있는 약물치료인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의 경우에도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지방층 위축이나 건 파열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고, 수술적 치료의 경우에도 완벽한 증상의 호전을 가져올 수 없어 최근에는 자가 혈소판풍부 혈장 치료 (platelet rich plasma, PRP)가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생의학 분야에서 세포나 성장인자 치료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서, 혈소판풍부혈장에는 손상된 조직의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장인자 (growth factor), 이화 사이토카인 (catabolic cytokine), 케모카인 (chemokine)이 포함되어 있고,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얻어질 수 있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치료적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피부과, 성형외과, 구강외과 등을 중심으로 급격히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으나, 표준화되지 않는 제작 방법이나 작용 기전 등 아직 임상적 효능에 논란이 존재한다. 이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는 자가 혈소판풍부혈장술을 제한적 의료 기술 과제로 공모하였고, 공모결과 5개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강남성심병원, 조선대학교 병원이 참여하고 진행하게 되었는데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세포치료센터 재활의학과 고영진 교수팀이 과제를 수주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자가 혈소판풍부혈장 연구클러스터는 건병증인 내외측상과염 (테니스 엘보, 골퍼스 엘보)과 발바닥에 발생하는 족저근막염에 자가 혈소판풍부혈장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클러스터이다. 대증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족저근막염 환자 및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과염 환자의 혈액을 원심분리한 후 혈장 중 가장 아래층의 PRP 부분을 통증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가 혈소판풍부혈장의 성분 및 작용을 분석한 연구는 미미한 상태로서 본 연구클러스터에서는 자가 혈소판풍부혈장의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밝히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자가 혈소판풍부혈장의 세포 구성 성분, 성장인자,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 등의 분비에 대한 영향도 연구내용에 포함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림 1. 족저근막염에서 자가 혈소판풍부혈장 주사 본 연구 클러스터 활동을 통하여 자가 혈소판풍부혈장 제조의 표준화를 확립할 수 있고,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밝혀 활성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혈소판 치료효과를 극대화하여 비수술적 치료법인 자가 혈소판풍부혈장 술을 통한 건병증의 회복으로 수술에 따르는 비용과 위험의 감소, 치료 기간의 단축 등 사회적 비용의 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근골격계 질환 영역 등 다른 많은 질환 영역에 적용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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